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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처서 - 모기 입 대신 사람 입이 비뚤어지는 올해 처서

by 해피라이프99 2026.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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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처서 매직은 개뿔,

모기 입 대신 사람 입이 비뚤어지는

잔혹 기후 잔혹사

 

 

 

옛날 옛적, 우리 조상님들은

8월 하순이 되면  처서(處暑·23일) 라는 위대한 절기를 맞이하며 얼쑤절쑤 춤을 췄습니다.

 

한자 풀이부터 범상치 않지 않습니까?

 더울 서(暑)에 멈출 처(處),

처서는 '더위를 아주 처분해 버린다'는 화끈한 뜻입니다.

 

하지만 2026년 오늘날, 우리는 묻고 싶습니다.

처서라는 녀석은 대체 누구 마음대로 휴가를 떠난 것일까요?

 

1. 조상님들이 누리던 처서의 낭만과 모기의 비극

본래 처서 즈음이 되면 땅에서는 귀뚜라미가 등에 업혀 오고

하늘에서는 뭉게구름을 타고 가을이 온다고 했습니다.

 

남도 지방의 재미있는 설화에 따르면,

처서 즈음 길에서 만난 모기와 귀뚜라미가 수다를 떱니다.

모기는 사람들이 제 볼때기 치는 모습이 너무 웃겨 입이 찢어졌다고 자랑하고,

귀뚜라미는 가을밤 외로운 처자 낭군 애간장을 베어버리겠다고 톱을 들고 설치던 시기였죠.

 

"처서가 지나면 모기 입도 비뚤어진다"는 속담처럼 해충들도 기운을 못 차리고,

눅눅한 옷과 책을 말리는 포쇄를 하며

농가에서는 호미를 씻고 한가로이 가을을 기다렸습니다.

 

물론 곡식이 여물어야 할 처서에 비가 오면

"십 리에 천 석을 감한다"며 흉년을 걱정하긴 했지만,

최소한 처서라는 이름값대로 푹푹 찌는 더위만큼은 확실히 처분해 주던 시절이었습니다.

 

2. 처서 매직의 실종, 모기 대신 현대인이 울고 있다

하지만 지구온난화와 도시열섬 현상이 찌들어 버린 현대 사회에서

처서의 위엄은 온데간데없습니다.

 

한때는 시원한 바람이 마술처럼 찾아온다 하여 '처서 매직'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지만,

요즘은 매직은커녕 '처서 비극'에 가깝습니다.

 

모기 입이 비뚤어지기는커녕,

가을에 더 파릇파릇해진 피에 주린 모기떼 때문에 우리들 입이 비뚤어질 지경입니다.

 

실제로 역사 기록을 뒤져보면 연산군 시절 내시 김처선의 이름에 쓰인 글자를 피하려고

처서를 '조서'로 바꿔 부르기도 했다는데,

 

요즘 날씨를 보면 차라리 '더위가 조개처럼 굳건히 버틴다'는 뜻으로

이름을 바꿔야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3. 2026년 최신 기상청 제보: 처서에 찾아온 열대야와 폭염

2024년과 2025년에 이어 2026년 올해도 기상청은 매정한 소식을 전했습니다.

 

이번 주말 처서 절기에도 충청 이남을 중심으로 낮 최고기온이 34도,

체감온도는 35도를 육박하며 폭염경보가 맹위를 떨친다고 합니다.

비나 소나기가 잠깐 내리긴 한다지만,

더위를 식히기는커녕 습도만 올려서 사우나 효능을 극대화해 줄 뿐입니다.

 

3년 연속 처서 최고기온을 경신할 기세로 늦더위가 다음 주까지 길게 이어질 전망이라니,

절기상 처서라는 단어가 무색하다 못해 미안해질 지경입니다.

 

이제 해수욕장도 폐장하고 귀뚜라미도 울어대는데,

날씨 혼자 눈치 없이 한여름 파티를 계속하고 있는 셈이죠.

 

비록 조상님들이 경험했던 눈부신 '처서 매직'은 사라졌을지언정,

고온다습한 찜통더위 속에서 우리 모두 건강 잘 챙기시길 바랍니다.

 

과연 올해가 가기 전에 진정한 처서의 기적을 볼 수 있을까요?

 

처서님,

부디 염치가 있다면 제발 가을 바람 좀 데리고 일찍 돌아와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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