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15일, 광복 80주년의 한가운데서 열리는 제21대 대통령 국민임명식.
주권자인 국민이 직접 대통령에게 임명장을 건네는 역사적인 자리입니다.
‘빛의 임명장’이 광화문 한복판에서 번쩍이며 켜질 예정이죠.
하지만 정작 그 빛을 함께 보아야 할 사람들이,
슬그머니 그림자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바로 제1야당 국민의힘, 개혁신당, 그리고 전직 보수 대통령들입니다.
이쯤 되면 ‘정치적 다이어트’라도 시작하신 건지,
아니면 행사장 조명보다 자기 얼굴 비칠까 봐 두려운 건지 궁금해집니다.
빛의 임명장 vs 그림자의 불참
이번 국민임명식의 콘셉트는 단순합니다.
“대통령은 국민이 임명한다”.
국민대표 80명이 무대에 올라 각자 쓴 임명장을 대형 LED 큐브에 꽂으면,
불이 들어오며 ‘빛의 임명장’이 완성됩니다.
광복둥이, 독립운동 후손, 민주화운동 참여자, AI 혁신 기업인, 칸 국제영화제 수상 감독까지 —
그야말로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주역들이 한자리에 모입니다.
그런데 국민의힘 지도부, 오세훈 시장, 개혁신당 인사,
그리고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은 모두 불참.
이유는 ‘광복절 사면’에 조국 전 대표와 윤미향 전 의원이 포함됐다는 항의랍니다.
참으로 고상한(?) 이유입니다.
하지만 이쯤 되면 이런 질문이 절로 나옵니다.
“혹시 사면이 아니라, 불법계엄과 내란을 심판한 국민이 무서운 건 아닌가요?”
내란당의 자기소개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 이미 별명을 붙였습니다.
‘내란당’.
듣기만 해도 역사 교과서 뒷페이지가 떠오르는 네이밍이죠.
그런데 이 별명을 부정하려면, 국민의힘이 이런 국민 주권 행사에는 당당히 나와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는 내란당이 아니다”라는 변명이라도 먹히죠.
그런데? 이번 불참은 그야말로 ‘우린 내란당이 맞습니다’라는 셀프 고백에 가깝습니다.
심지어 MB·박 전 대통령까지 빠진 건, 마치 ‘불참으로 연대’하는 듯한 인상을 주네요.
국민임명식은 불법계엄과 내란을 극복하고 세운 주권 정부를 축하하는 자리입니다.
그런 행사에 불참한다는 건,
‘계엄·내란’을 치적으로 생각하거나, 최소한 그 과거를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국민 눈엔 그렇게 보입니다.
이건 정치적 항의가 아니라 역사적 자폭입니다.
대통령실의 뼈 있는 멘트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축제 자리에 함께하는 게 더 의의 있지 않겠냐”고 말했습니다.
정치적으로 포장했지만, 속뜻은 명확합니다.
“이 좋은 날, 왜들 눈치 보십니까?”
국민임명식은 K-민주주의의 상징이자, 세계 어디 내놔도 자랑스러운 장면이 될 행사입니다.
그런데 범보수는 이 자리에서 ‘나 없는 잔치’ 모드로 돌아섰습니다.
이게 과연 정치적 득실에서 이득일까요?
행사장의 주인공들
광화문 무대에 오를 국민대표 80인은 다양합니다.
광복둥이 목장균 씨, 석해균 선장을 수술한 이국종 원장,
AI 혁신가 이연수 대표, 칸 수상 허가영 감독,
그리고 4.19 혁명 상이자 이해학 목사, 파독 간호사 석숙자 씨, 5.18 가두방송의 박영순 씨,
12.3 계엄 당시 장갑차를 막은 유충원·김숙정 부부까지.
그야말로 ‘이 나라를 움직여 온 사람들’입니다.
이 명단을 보면서 드는 생각 —
혹시 국민의힘이 불참한 이유가 ‘무대 위 인물들의 상징성’ 때문은 아닐까요?
계엄 막은 부부 옆에 앉아야 하고, 민주화운동 참여자와 한 컷에 찍혀야 하고,
광복둥이와 어깨를 나란히 해야 하는데,
그게 부담스러웠을 수도 있죠.
하지만 정치인은 국민 속에서 불편함을 감수하는 직업입니다.
그걸 회피하면 정치가 아니라 팬클럽 운영입니다.
불참의 진짜 비용
정치에서 불참은 ‘메시지’입니다.
이번 불참은 범보수가 스스로를 ‘과거의 상징’으로 묶어버리는 행위입니다.
특히 국민의힘은 집권 가능성을 말하지만,
이런 국민적 행사에서의 집단 회피는 미래지향 이미지와 정반대입니다.
유권자는 기억합니다.
“그때도 안 나왔잖아”라는 기록은 선거 때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게다가 이번 국민임명식은 단순한 취임식이 아닙니다.
광복 80주년, 불법계엄 극복, 국민 주권 실현이라는 세 가지 역사적 의미가 겹친 상징적 무대입니다.
이런 날에도 ‘우리끼리 항의’에만 몰두한다면, 보수의 외연 확장은 요원합니다.
정치적 유머 한 스푼
“내란당”이라는 말이 듣기 싫다면, 먼저 ‘내란의 현장’에서 웃으며 사진 찍는 법부터 배우자.
불참은 전략일 수 있지만, 이번처럼 다 같이 빠지면 ‘전략’이 아니라 ‘퇴각’입니다.
국민임명식 LED는 꺼졌다 켜질 수 있지만, 정치 생명은 한 번 꺼지면 다시 켜기 어렵습니다.
마무리 — 불참은 변명, 참석은 역사
광화문에서 켜질 빛의 임명장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닙니다.
주권자의 이름으로 대통령을 임명하는 순간,
그 자리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시간과 희생, 그리고 미래가 함께합니다.
거기서 빠진 정치 세력은,
빛 속에 서지 못하고 그림자에 머물겠다는 스스로의 선택을 한 셈입니다.
역사는 늘 기록합니다.
누가 빛 속에 있었는지, 누가 그림자 속에 있었는지.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그 빛과 그림자의 차이는 ‘정치적 운명’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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