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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

美재무 한국 무역협상, ‘디테일’에 악마가 산다? 베선트 장관의 미묘한 웃음 뒤

by 해피라이프99 2025.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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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 AP연합뉴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이 오래된 경구가 이토록 현실적으로 들린 적이 또 있었을까.

 

미국 재무장관 스콧 베선트가 CNBC 인터뷰에서

“한국과의 무역협상이 마무리 단계”라며 활짝 웃었다.

 

하지만 그 미소 뒤에는, 숫자 3,500억 달러와 수많은 각주,

그리고 어딘가에서 악마처럼 웅크리고 있을 ‘디테일’이 있었다.

 

“우리는 한국과 협상을 마무리하려는 참이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지만, 그걸 해결 중이다.” — 스콧 베선트 美 재무장관

 

즉, 협상은 끝났는데... 안 끝났다.

디테일만 남았다는 건, 사실상 전쟁의 3막이 시작됐다는 뜻이다.

 

이번 한미 무역협상의 핵심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 관세, 투자, 그리고 달러.

그리고 그 사이에는 외교적 유머와 경제적 신경전이 뒤섞인 고급 심리전이 자리한다.

 

3,500억 달러의 ‘사랑과 전쟁’

지난 7월 양국은 일단 큰 그림에선 “좋아요, 이 정도면 괜찮네요” 분위기로 헤어졌다.

미국은 한국산 제품에 부과하려던 25% 상호관세를 15%로 낮추기로 했고,

한국은 “좋아요, 그 대신 우리가 3,500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하죠”라고 했다.

(이 정도면 미국 경제가 잠시 BTS에 감동할 만한 액수다.)

 

문제는 ‘언제,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그 돈을 쓸 것인가였다.

워싱턴의 회의실 안에서는 “그건 투자냐, 기여냐, 헌금이냐?”를 두고 회의가 이어졌다.

이쯤 되면 외교관도 코미디언이 되어야 버틸 수 있을지도 모른다.

 

 ‘디테일’은 결국 달러의 향기

양국이 가장 치열하게 다툰 건 달러 조달과 외환시장 안전장치였다.

미국은 “돈은 좋은데, 어떻게 가져올 건지 디테일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한국은 “그럼 Fed 스왑라인 좀 열어주시죠”라며 미소 지었다.

 

이쯤 되면 양쪽 모두 통역보다 심리상담사가 필요할 단계다.

 

결국 이번 주 워싱턴에서는 IMF와 세계은행 연차총회가 열리는 동안

양국 대표단이 다시 만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전에 발표할

‘큰 소식’을 준비 중이라는 뉘앙스다.

워싱턴은 지금, 백악관의 프린터기가 협정문 초안을 뽑으며 과열 중이다.

 

 서울의 대응 — “우린 서두르지 않아요 (진짜?)”

한국 대통령실은 “이견을 좁히는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국익 최우선”이라는 말은 외교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지만,

실제론 조금만 더 주세요의 우아한 표현이다.

 

김용범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워싱턴으로 출국했고,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미 현지에서 ‘커피와 협상’을 반복 중이다.

 

이번 협상은 트럼프 행정부의 “아시아 외교 성과 쇼케이스”라는 관측도 있다.

협상이 타결되면 미국은 “우리가 관세를 낮췄다”고,

한국은 “우리가 투자로 미래를 샀다”고 발표할 것이다.

 

결국 둘 다 이긴 척하며 기자회견을 끝내겠지만,

진짜 승자는 디테일 속에 있을 것이다.

 

무역의 본질은 결국 ‘눈치 싸움’

한미 협상은 늘 이랬다.

서로 상대의 ‘진짜 속마음’을 계산하며, 웃음 뒤의 숫자를 읽는 게임.

이번 협상도 다르지 않다.

 

미국은 자국 내 일자리와 기술을 확보하려 하고,

한국은 안정된 수출시장과 외환 유동성을 원한다.

그리고 두 나라 모두, 자존심은 절대 할인하지 않는다.

 

결국 이 협상은 “정치가 경제를 포장한 무대극”이자,

“경제가 외교를 밀어붙이는 현실 쇼”다.

 

베선트 장관의 말처럼 악마는 디테일에 살고 있다.

하지만 어쩌면 그 악마는,

두 나라의 이익을 맞춰주는 현명한 중재자일지도 모른다.

(조금 비싸긴 하지만.)

 

디테일의 끝에 ‘타결’이 있다

IMF 회의장 복도 어딘가에서, 누군가는 이렇게 중얼거릴지도 모른다.

“이제 거의 다 됐어.”

그리고 다음날 또 이렇게 말할 것이다.

“조금만 더요.” 이것이 바로 외교의 리듬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르다.

베선트 장관의 확신, 트럼프의 일정, 그리고 양국의 이해관계가 절묘하게 맞물렸다.

 

타결은 이제 시간문제다.

다만, 그 ‘디테일’을 정리하는 악마가 평화롭게 미소 짓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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