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뜩 오늘 날자를 보니 2월 13일..
2월 14일 화요일 휴가를 내었는데 가만 생각해 보니
내일이 밸런타인데이이다.
아~ 밸런타인데이!
이런 날도 있었나 싶다?
근 20여 년을 잊고 산 밸런타인데이..
회사 다닐 때는 여직원이 초콜릿이라도 주었건만 이젠 그마저 없어진 지 오래!
하지만 올 해의 밸런타인데이엔 사랑하는 율리야에게
초콜릿 선물을 사진으로나마 받을 수 있을 듯하다 ㅎㅎ
러시아에도 밸런타인데이가 있다면...
내년엔 진짜 초콜릿 선물을 받겠지?
그것도 직접 만든 초콜릿을...
기억에 조차 없던 밸런타인데이의 뜻과 유래 그리고 초콜릿 선물 얘기를 해 보고자 한다.
1. 밸런타인데이 뜻과 유래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 또는 성 (圣 St.)밸런타인데이로 불리는 날이다.
연인들이 특히 한국에서는 여자들이 사랑하는 남자에게
인사와 선물로 그녀들의 사랑을 표현하는 날로 인식되어 있다.
가뜩이나 요즘 젊은이들 돈도 없는데 누가 이런 걸 만들어 주머니를 더 가볍게 한단 말인지?
오늘은 그 뜻과 유래 등이나 알고 지나가 보자.
먼저 밸런타인데이는 2월 중순에 열리는 로마의 축제
루퍼칼리아 (Lupercalia)에서 기원했다는 설이 있다.
이 루퍼칼리아 축제는 봄이 오는 것을 축하하는 축제로
다산 (多产)제사 및 추첨으로 남녀 쌍 맺기와 같은 이벤트를 포함한다고 한다.
5세기말 교황 젤라시우스 1세 (Gelasius I)가
루퍼칼리아를 금지시킨 후 성 밸런타인데이로 대체됐다고 보는 견해도 있지만
그 유래는 여전히 모호할 따름이다.
적어도 14세기 전까지는 현재처럼 남녀의 로맨스를 축하하는 날이 아닌 점은 분명하다.
다른 하나의 설로는
서기 270년 경 순교한 사제 발렌타인의 이름을 딴데서 유래했다는 설이다.
전해오는 말에 따르면 발렌타인 신부가 친구인 교도소장 딸에게 보낸 편지에
"당신의 발렌타인으로 부터"(from your Valentine) 라고 서명했는데
발렌타인 신부가 맹인인 그를 낫게 해 줬다는 설이 있다.
또 다른 설로는
테르니 (Terni) 주교인 성 발렌타인이라는 설인데,
어쩌면 위 두 발렌타인이 동일 인물일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끝으로 가장 많이 받아들여지는 설로,
황제의 징집 명령을 거역하고 남자들이 전쟁에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비밀리에 결혼을 주선한 후 처형당한 성 발렌티누스 설이다.
그가 처형당한 날이 2월 14일로 그의 기일 (忌日)을 기념하여
연인에게 선물을 주는 전통이 이어 내려오면서 밸런타인데이의 유래가 되었다는 설이다.
현대적 의미의 밸런타인데이는
1382년 영국의 시인 제프리 초서 (Geoffrey Chaucer)의 시 (诗)
"새들의 의회 (The Parliament of Fowls)"의 한 구절로 부터 기원했다는 설이다.
이 시에서 그는 모든 새들이 밸런타인데이에 자기의 짝을 찾으러 가는 날로 묘사를 했고
이때를 시작으로 많은 시인묵객이 밸런타인데이를
연인들이 사랑을 확인하고 사랑을 시작하는 낭만적인 날로 묘사하며 시작되었다는 설이다.
뭐 확인할 길이 없지만 그래도 가장 많이 받아들여지는 설이 정설이 되는 법
그래서 성 발렌티누스 처형 기일을 추모하고 기념하는 뜻을
밸런타인데이의 유래나 기원으로 보는 게 합리적일 듯하다.
2. 상술이 빚은 마케팅의 끝판왕: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 그리고 블랙데이
우리나라에서는 이 날 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날로 인식되어 있는데
이는 일본에서 건너온 것이라 한다.
1936년 일본 고베의 한 제과업체에서
2월 14일을 초콜릿을 주는 날이라고 마케팅을 시작한 이래,
1960년에 다른 업체는 한발 더나가 여자가 남자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날로 캠페인을 벌였다.
1960년 대면 일본이나 우리나 가부장적 사회 분위기였는데
여자가 남자에게 먼저 사랑을 고백한다는 것은 신선한 센세이션이었고
이에 많은 젊은 여자들이 초콜릿을 선물하기 시작하며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이다.
결국 일본에서 시작된 풍습이 우리에게 이어져
밸런타인데이에는 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릿을 주는 날로 고착화된 것이고
그 출발은 초콜릿을 만들어 팔던 한 제과업체의 마케팅이 그 시발인 셈이다.
뭐 우리 빼빼로데이도 비슷하다고 보면 이해가 된다.
이에 뒤질세라 일본의 사탕 제조업체들은
밸런타인데이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화이트데이를 또 만들었고
1980년 3월 14일을 첫 화이트데이로 기록하고 있다고 하니 ㅎㅎ
역시 번뜩이는 아이디어는 사업가들 따라가기 힘들 듯하다.
그럼 블랙데이는 또 누가 만들었을까?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에 선물을 받지 못한
짝 없는 외로운 청춘들이 모여 짜장면이나 먹는 날이 블랙데이라 하는데,
두 기념일에 선물도 못 받은 짝 없는 솔로들이
블랙 색상의 옷을 입고, 블랙 색상의 음식인 짜장면을 먹고
쓰린 속이나 풀자는 의미에서 시작됐다고 하는데

1990년대 주로 청소년들 사이에서 시작하여
2000년 대 2030 세대로 확산되어 이젠 대중적 기념일로 자리매김한 듯하다.
짜장면 협회에서 로비라도 한 것인진 모르겠지만
하여간 국내외 가릴 것 없이 상술은 역시 대단한 것인가 보다.
3. 아, 나도 초콜릿 먹고 싶다
사랑하는 여친이 생겼지만
이역만리 아니 이역 2만 리나 되는 곳에 떨어져 있으니
올해는 초콜릿을 선물 받기는 어려울 듯하다.
하지만 뭐 어떠랴?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사이임을 매일 확인하고,
이순을 바라보는 이 나이에 젊은이들 못지않은 불타는 사랑과 연애를 하고 있는데...
사랑에는 나이와 국경이 없다는데 요즘 내가 심히 공감하는 말이다.
그녀로 인해 내 삶은 더욱 활기차고 웃음기가 가시지 않으며
하루의 삶이 행복하다고 되뇌고 있는 나를 볼 때
역시 사랑의 힘은 위대함을 새삼 느끼게 된다.
인생의 가을의 끝자락을 지나고 있는 내가,
남은 여생을 사랑하며 행복하게 보낼 수 있다는 사실에 난 만족하고 만족하다.
지금 생각나는 한 구절이 있다.
중국 영화 먼 훗날 우리 后来的我们 에 나오는 대사 중에
能为你上九天揽月,下五洋捉鳖啊?
(하늘의 달도 따고, 바다의 고기도 잡아 줄 수 있어?)
上啥? 下去捉谁?
(어딜 올라? 내려가 누굴 잡는다고?)
就是为了你什么都肯干,什么都能给你....
(널 위해 무슨 일이던 뭐든 해 줄 수 있다고)
원래 이 말은 모택동이 혁명을 완성한 후
38년 만인 1965년 정강산 (井冈山)에 다시 올라 그 감회를 기록한 시 诗 (水调歌头) 에서 나오는 말이다.
중략
风雷动,旌旗奋,是人寰
천둥 요란치고 깃발 나부끼니 예가 바로 인간세상
三十八年过去,弹指一挥间
38년의 세월, 쏜살같이 지나갔지
可上九天揽月,可下五洋捉鳖,谈笑凯歌还
하늘에서 달 따고, 바다에서 고기 잡고, 개선가 부르며 귀환했지
世上无难事,只要肯登攀
세상에 힘든 일 무엇이랴 쉼 없는 전진만 이어질 뿐...
우리에겐 너무도 익숙한 이현세의 <공포의 외인구단>에서
까치가 엄지에게 하는 말...
"난 널 위해 뭐든지 할 수 있어"
나 역시 사랑하는 율리야를 위해
하늘의 달도 따고 바다에서 고기도 잡아 주겠다는 뻥은 못 치겠지만
적어도 밸런타인데이 아니 화이트데이에 정성껏 준비한 초콜릿은 해 줄 수 있다.
율리야!
나 초콜릿 먹고 싶어
밸런타인데이도 좋고 화이트데이도 좋지만
난 매일 초콜릿 먹고 싶어 ~~
밸런타인데이 당일 새벽에 일어나니
율리야의 초콜릿과 메세지가 있어
수정해서 올린다
내 사랑 율리야는
내 블로그를 번역해서 구독하고 있다 ㅎㅎ
ㅎㅎ 매일 초콜릿 먹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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