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신학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내가 알기로 봄 학기인 나라는 한국과 일본이고
그 외 대부분의 나라에선 9월을 신학기, 신학년으로 하고 있다.
이제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우리나 일본에서는 많지 않은 자식의 입학에
학부모로서의 설렘과 동시에 지난한 자식의 고생길에 안쓰러움도 동시에 느낄 때이기도 하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초등학생 책가방인 란도셀 가방을 사기 위한 란가츠 (란도셀 活)
즉, 입학 1년전부터 학부모들이 맘에 드는 란도셀 가방을 사기 위해 돌아다니는 활동의 때가 오기도 할 때이다.
애 책가방 하나 사는데 1년 전부터 난리법석을 떨지만
미리 란가츠를 하지 않으면 맘에 드는 란도셀 가방을 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헌데 이 네모난 책가방 하나에 평균 우리 돈으로 60만 원 전후라고 하니 기가 막힐 일이다.
장인이 만든 제품의 경우는 180만원 정도라 하니 가히 소황제가 따로 없고 골드키즈임에 분명하다.
이 정도 금액이면 어디 책가방 하나 사주겠나 싶을 정도이다.
소위 명품이라는 루이비통 구찌 프라다 등 가방 하나 값 정도이다
명품이 따로 없다.
엄마 아빠 명품 가방 팔아 애 책가방 하나 사야 하는 소황제 시대를 살고 있는 듯하다.
오늘은 란도셀 가방 관련한 얘기를 해 볼까 한다.
1. 란도셀 가방 넌 어떤 놈이냐?
란도셀이란 이름은
원래 네덜랜드의 백팩 중 하나인 란셀 (Ransel)이
일본 사람들이 발음이 안 되니 란도세루라고 한 것에서 출발한다.
사진에 보는 것처럼 초등학생이 매기엔 엄청 무거워 보이는데
그도 그럴 것이 통가죽으로 만들다 보니 통상 1 ~ 1.5Kg의 무게라 하는데
여기에 교과서나 필기구 등 일체를 넣어 다니니 그 무게만도 대략 5Kg 정도 된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완전군장하고 다니는 모습인데
그래서 그런가 일본 사람들이 키가 작은 이유가?
하여간 내가 오사카에 놀러갔을 때에
아침 등굣길에 요 란도셀 가방 메고 힘겨워 가는 모습의 아이들을 많이 봤다.
2. 소황제 VIB인 골드키즈 그리고 에잇포켓 (8 Pocket)
상술한 바,
평균 가격도 60만원 전후이니 가격 부담 또한 상당한데
그럼 요놈의 란도셀 가방을 누가 사주냐 하면
바로 절반 이상이 할아버지 할머니가 사준다고 한다.
저출산이 세계적 추세인데
하나뿐인 아이라도 제대로 키우자는 취지나 발상은 충분히 공감하고도 남는다.
중국도 오랫동안 유지해 왔던 1자녀 정책 때문에 아이들이 소황제로 자랐고,
합계 출산율 0.8 오가는 우리나라나 일본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아이가 황금처럼 귀한 존재가 되다 보니 골드키즈 (Gold Kids)가 되었고
이러한 소황제 또는 골드키즈가 VIB (Very Important Baby)
즉 어린이 VIP가 된 지 오래이다.
나아가 이 귀하디 귀한 하나뿐인 소황제, 골드키즈 그리고 VIB를 위해
온 가족이 지갑을 열고 있다.
부모, 양가의 조부모 그리고 삼촌 이모까지 돈을 댄다는
소위 에잇 포켓 (8 pocket) 현상도 일어나는 게 요즘 한 아이를 둔 가정의 다반사이기도 하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좋아하지 마라 요놈들아,
너희들도 나중에 자라선 네 자식들에게 훨씬 더 많이 해줘야 할지 모른다.
3. 어떻게 자식을 키워야 할까?
나도 자식이 하나지만 지금 와 생각해 보면 가장 큰 잘못을 한 것 중 하나이다.
사회나 국가를 위해서는 고사하고 내 자식을 위해서라도 애는 둘 이상이어야 한다고 본다.
그럼 그 애를 어떻게 키워야 할까?
내 결론부터 말하자면 난 막 키워야 한다고 보는 사람이다.
오냐오냐 말 그대로 떠받들며 키우면
지가 이 세상에 최고인 양 안하무인이 될 수도 있고,
배려나 양보는 애초에 물 건너간 아이를 키우게 될 것이다.
배도 고프게 키워서 부모가 저를 위해 힘들게 일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하고,
춥게 키워서 아파트에 팬티만 입고 돌아다니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를 알게 할 필요가 있다.
가끔씩 TV 공익 광고에 불쌍한 어린아이들 부모나 어린이가 나오는 걸 본다.
가슴이 시리고 맘이 찢어진다.
저들을 볼 때 과연 내 자식은 어떻게 키웠는지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자식은 돈으로 키우는 게 아니다.
가족의 사랑과 가정의 행복과 미소로 자식은 자라는 것이다.
춥고 배고프게 큰 자식이 나중에 효도도 한다.
그 춥고 배고픈 기억을 생각하기에...
저출산으로 인구 소멸로 가는 우리에게도
란도셀 가방 얘기나 소황제인 VIB 골드키즈가 남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렇게 자란 자식 놈들이 제대로 인간 구실하며 잘 살지는 의문이기도 하다.
왜냐면 저밖에 모르는 아이들로 자랄 가능성이 크기에...
이 땅에 정의와 공정이 사라진 지도 오래되었기에
앞으로 우리 사회의 중추적 역할을 할 우리의 소황제 골드키즈들이
과연 사회의 공정, 정의, 공익, 희생 등등을 하며 이 사회를 끌고 갈지 난 심히 우려된다.
아~ 나이가 10년만 아니 20년만 젊었어도
사랑하는 율리야와 예쁜 애 하나 더 낳아서 잘 키우고 싶은데......
지나간 내 청춘이 아쉽구나
한 번 가면 다시 오지 않을 시간이여..
한 번 든 나이는 되돌아가는 법을 모르는구나
'사회문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주 4·3 사건 기록물 세계 기록 유산 등재 (1) | 2025.04.11 |
---|---|
사랑에는 나이도 국경도 없다 – 경계를 뛰어넘는 마음의 힘 (2) | 2025.04.07 |
밸런타인데이 뜻과 유래 그리고 여친의 초콜릿 선물 (0) | 2023.02.13 |
50년을 은행 노예로 살지 150억 자산가로 살지? (0) | 2023.01.13 |
설날 세뱃돈 얼마가 적당할까? 세뱃돈 유래와 의미 그리고 체면치레 (0) | 2023.01.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