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향해 쏴라’의 선댄스 키드에서 ‘선댄스 영화제’의 아버지로.
할리우드의 간판 배우이자 아카데미 감독,
그리고 환경운동가였던 로버트 레드포드가 89세로 별세했습니다.
우리의 영화적 청춘 한 페이지가 살짝 접히는 순간이지만,
페이지를 넘겨보면 그가 남긴 장면들은 여전히 반짝입니다.
배우 레드포드: 낭만과 카리스마 사이
1960년 스크린 데뷔 이후 레드포드는
‘내일을 향해 쏴라’와 ‘스팅’, ‘아웃 오브 아프리카’, ‘흐르는 강물처럼’까지,
이름만 들어도 극장 의자가 저절로 뒤로 젖혀지는 클래식을 연달아 남겼습니다.
미남 스타였지만 “그저 잘생긴 게 전부”라는 편견을 스스로 박살 내며,
흥행과 연기를 동시에 꽉 잡은 ‘할리우드의 표준형’이 되었죠.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는 그를
“카리스마 넘치고 지적인 배우”,
메릴 스트리프는 “사자들 중 하나”라고 불렀습니다.
제인 폰다는 “눈물을 멈출 수 없다”고 했고요.
동료의 평은, 종종 전기(傳記)보다 정확합니다.
감독 레드포드: 표정 뒤의 연출자
레드포드는 1980년 ‘보통 사람들’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거머쥐었습니다.
“잘생긴 배우가 카메라 뒤로 가도 잘할까?”라는 질문에
그는 “그럼요”라고, 트로피로 대답했죠.
이후 ‘퀴즈쇼’로 작품상·감독상 후보에 오르며
“배우의 감수성으로 세계를 연출하는 법”을 보여줬습니다.
선댄스: 한 영화인의 ‘이름’을 축제로
그는 ‘선댄스 키드’라는 배역명에서 영감 받아
1985년 선댄스 영화제를 창립합니다.
화려한 레드카펫 대신, 작고 독립적인 목소리에 조명을 비춘 축제.
오늘의 거장 상당수가 선댄스를 통과했고,
그 출발선에는 레드포드의 ‘한 발 양보’가 있었습니다.
소니픽처스 톰 로스먼이
“그가 없었다면 미국 영화의 스펙트럼은 훨씬 빈약했을 것”이라 말한 이유입니다.
그의 훈장들
아카데미 감독상(1980) & 오스카 평생공로상(2002)
미국 대통령 자유 메달(2016) — “영화와 시민적 가치를 잇는 다리”
환경운동가 레드포드: 스포트라이트를 숲으로 돌리다
레드포드는 스포트라이트의 일부를 숲으로 돌렸습니다.
NRDC(천연자원보호협회), NWF(국립야생동물연맹) 등 환경단체 지원에 앞장섰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지구를 위한 그의 헌신은 탁월한 재능에 견줄 만했다”고 추모했습니다.
감독 컷 못지않게 ‘지구 컷’에도 까다로운 인물이었달까요.
언론과 동료, 그리고 한 지역의 인사까지
CNN은 “톱스타의 지위를 내려놓고 대의를 위해 헌신했다”고,
할리우드 리포터는 “지난 반세기의 진정한 아이콘”이라 정리했습니다.
유타 주지사는 “그는 이곳을 스토리텔링과 창의성의 고향으로 만들었다”고 했죠.
선댄스의 도시, 유타의 하늘 아래에서 그는 마지막 잠을 청했습니다.
어쩐지 그의 엔딩 크레딧이 가장 잘 어울리는 장소입니다.
가볍지만 진심으로: 레드포드를 기억하는 법
클래식 한 편 다시 보기: ‘내일을 향해 쏴라’에서 총을 쏘는 건 총잡이, 낭만을 쏘는 건 레드포드.
독립영화 찾아보기: 작은 목소리는 여전히 크고 중요합니다. 선댄스의 정신처럼.
작은 환경 습관 하나: 텀블러 하나, 대중교통 한 번. 레드포드식 연출은 일상에서 시작됩니다.
힐러리 클린턴은 그를 “예술 접근성과 환경 보호를 지지한, 진정한 미국의 아이콘”이라 불렀습니다.
아이콘의 시대는 가고 유산의 시간이 시작됩니다.
엔딩 크레딧: “Fade out, but never gone”
레드포드는 우리에게 멋진 모자를 쓰는 법, 조용히 연출하는 법,
그리고 더 조용히 지구를 사랑하는 법을 가르쳤습니다.
슬픔은 잠시, 영화는 계속. 그가 남긴 필모그래피와 영화제,
그리고 숲의 기억이 다음 장면을 밝게 비출 겁니다.
Farewell, Mr. Redford.
화면은 어두워지지만, 당신의 낭만은 꺼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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