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자크: 중년 여성에게 유독 성적으로 끌려..

 

오노레 드 발자크: 모성 결핍이 만든 리얼리즘의 거장

 

리얼리즘 문학의 대부, 오노레 드 발자크.

그의 이름은 두껍고 진지한 소설책을 연상시키지만, 정작 그의 인생은 한 편의 진한 로맨스 드라마이자 인간극장이었다.

 

오늘은 오노레 드 발자크, 모성 결핍이 만든 리얼리즘의 거장이라는 주제로, 그의 삶을 생생하게 들여다보겠다.

엄마가 사랑을 안 줬다고요

오노레 드 발자크 이야기는, 어린 시절부터 남달랐다.

발자크의 어머니 앤은 남편보다 무려 32살이나 어린 나이에 결혼해 강제로 가정을 이뤘다.

결과는? 사랑 없는 가정. 그리고 사랑받지 못한 아이, 발자크였다.

 

그는 태어나자마자 유모에게 맡겨졌고, 네 살이 되어 집으로 돌아와도 어머니의 눈빛은 여전히 차가웠다.

애정결핍? 아니, 그냥 결핍 그 자체였다.

발자크가 훗날 세상을 냉혹하게 묘사하게 된 것도, 이 차가운 유년기의 선물(?)이었을지 모른다.

책에 파묻힌 외로운 소년

사랑 대신 책을 품었던 소년.

발자크는 기숙사에 틀어박혀 책을 읽다 졸도할 정도로 독서에 몰두했다.

방학이 되어도 집에 가길 거부한 유일한 아이. 왜냐고? 누가 반겨줄 사람도 없었으니까.

 

발자크가 모성 결핍으로 리얼리즘의 거장이 된 과정은, 그렇게 책과 고독이 어우러진 성장 배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다듬어졌다.

중년 여성에게 빠진 청년

세상에 냉대받던 발자크는 따뜻한 품을 찾아 헤맸다.

그리고 드디어, 45세의 로르 드 베르니를 만났지.

20대 초반 청년이 9명의 자녀를 둔 중년 여인에게 빠진 거다.

 

"라 딜렉타(사랑하는 사람)"라 부르며 그녀를 숭배한 발자크.

철없는 아들의 사랑 고백 같은 이 에피소드가, 바로  발자크의 로맨틱 면모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참고로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나중에는 폴란드 귀족 부인 한스카에게도 뜨거운 사랑을 전한다.

"어머니의 온기"를 찾아 헤맨 그였기에, 늘 연상 여성이 그의 로맨스 타깃이었던 셈이다.

글 쓰고 또 쓰고, 그리고 사랑하고

발자크는 놀라운 집필 속도를 자랑했다.

커피에 절여진 하루 15시간 노동.

덕분에 그는 8개월 만에 3권의 책을 쏟아냈다.

 

여자와 만나면 새로운 소설 아이디어가 샘솟고, 사랑의 감정은 리얼리즘 소설 속 에피소드로 변했다.

그렇기에 발자크의 작품들은 생생했다.

사기꾼, 은행가, 탐욕스러운 정치인, 굶주리는 시민들...

모두 발자크의 생생한 경험과 관찰에서 탄생했다.

공산당 선언까지 영향을 끼친 남자

발자크는 단순한 소설가가 아니었다.

그의 사회 묘사는 마르크스와 엥겔스에게도 충격을 줬다.

 

발자크 소설에 부르주아 사회가 어떻게 작동하고 몰락하는지, 특히 계급갈등, 경제적 착취 구조, 사회적 위선 같은 주제가 소설 곳곳에 녹아있다.

 

자신의 보수적 성향과 무관하게, 발자크는 작품을 통해 자본주의 사회의 탐욕, 부패, 계급갈등을 리얼하게 그려냈고,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이를 통해 공산주의 사상의 현실적 토대를 강화하게 된다.

소설 같은 마지막 사랑

19세기 초, 한스카 부인과의 편지 연애는 18년 동안 이어졌고, 마침내 발자크는 50세에 결혼에 골인했다.

그리고, 5개월 후. 세상은 리얼리즘의 거장을 데려갔다.

오노레 드 발자크는 그렇게, 가장 비현실적인 타이밍에 현실을 마감했다.

그야말로 존재 자체가 소설 같았던 인물이다.

맺음말: 인생 자체가 리얼리즘

고독, 사랑, 탐욕, 실패, 성공.

이 모든 단어를 자기 삶으로 경험한 오노레 드 발자크는 단순한 작가가 아닌 시대를 직시한 예언가였다.

 

어쩌면 세상 모든 문학은, 사랑받지 못한 한 아이가 꿈꾼 ‘따뜻한 세상’에 대한 필사의 기록인지도 모른다.

 

발자크는 그 기록을, 말도 안 될 집필 속도와 넘치는 열정으로 완성해 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발자크를 읽는다.

그리고, 삶을 조금 더 이해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