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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 금메달 이야기

by 해피라이프99 2026.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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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 심석희(왼쪽부터), 노도희, 이소연, 김길리, 최민정이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2026.2.19.뉴스1

 

람보르길리의 폭주, 그리고 심석희의 한 번의 밀어주기…

퇴근하고 집에 와서 재방송을 다시 돌려봤다.

이미 결과를 아는데도 심장이 또 뛴다.

이게 바로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의 마력 아닐까.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8년 만의 정상 탈환.

하지만 이번 금메달을 다시 보며 확신했다.

시작은 마지막 추월이 아니라,

그보다 앞선 ‘한 번의 밀어주기’였다는 걸.

 

8년 만의 금메달, 밀라노에서 다시 쓴 역사

최민정, 김길리, 심석희, 노도희(그리고 준결선에서 함께한 이소연).

대한민국 여자 대표팀은 결승에서

이탈리아, 캐나다와 숨 막히는 접전을 펼쳤다.

 

경기 중반,

네덜란드 선수가 최민정 앞에서 넘어지는 아찔한 장면까지 나왔다.

그야말로 심장 쫄깃 세트 메뉴.

 

하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버텼고, 연결했고, 밀어줬다.

 

그리고 마지막 두 바퀴.

김길리가 ‘람보르길리’ 모드로 돌입했다.

 

이탈리아의 아리아나 폰타나를 제치는 장면은

그야말로 엔진이 폭발하는 순간이었다.

예열?

그런 건 필요 없었다. 바로 풀악셀.

 

결과는 금메달.

2018 평창 이후 8년 만의 우승, 이번 대회 빙상 첫 금메달.

그리고 김길리는 1000m 동메달에 이어 계주 금메달까지,

한국 선수단 첫 멀티 메달리스트가 됐다.

 

1등으로 골인 뒤, 포효하는 람보르길리

 

하지만 진짜 시작은 여기였다

 

재방송을 보다가 숨이 멎을 뻔한 장면이 있었다.

심석희가 최민정을 밀어주는 순간.

 

그냥 ‘터치’가 아니었다.

온 힘을 다해, 이를 악물고, 마지막 에너지를 짜내듯 밀어준다.

마치 “가! 내가 뒤는 책임질게!”라고 말하는 듯한 푸시.

그 한 번의 밀어주기에 팀의 심장이 실려 있었다.

 

쇼트트랙 계주는 결국 ‘연결의 스포츠’다.

아무리 빠른 에이스가 있어도,

그 앞선 주자가 속도를 살려주지 못하면 추월은 불가능하다.

 

김길리의 폭주가 가능했던 이유?

최민정의 버팀. 그리고 그 버팀을 가능하게 한 심석희의 밀어주기.

 

나는 그 장면이 이번 우승의 진짜 출발선이었다고 본다.

 

람보르길리의 질주, 그러나 혼자가 아니었다

마지막 주자 김길리가 2바퀴를 남기고 선두로 올라설 때,

사실 이미 판은 깔려 있었다.

속도는 살아 있었고, 팀의 호흡은 완성돼 있었다.

김길리는 그 위에 화룡점정처럼 스퍼트를 얹었을 뿐이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김길리는 “기억이 잘 안 난다, 그냥 앞만 보고 달렸다”고 했다.

그럴 수밖에.

뒤에서 언니들이 이미 길을 닦아놨으니까.

 

최민정은 “넘어지는 줄 알고 식겁했지만 무조건 버텨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게 바로 베테랑의 멘탈이다.

그리고 그 곁에서 심석희는 묵묵히 자신의 레이스를 완수하며 팀을 앞으로 밀어 올렸다.

 

대한민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금메달이 확정된 뒤 태극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평창-베이징-밀라노, 이어지는 여자 계주의 전통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의 ‘효자 종목’이다.

역대 동계올림픽 금메달 7개.

평창의 감동, 베이징의 치열함, 그리고 밀라노의 역전 드라마까지.

 

특히 이번 밀라노 금메달은 단순한 1위 이상의 의미가 있다.

혼성계주에서 아쉬움을 삼켰던 김길리의 반전,

8년 만에 올림픽 무대로 돌아온 심석희의 복귀 서사,

여전히 중심을 잡아주는 최민정의 존재감까지.

이건 거의 스포츠 드라마 시즌3 완결편이다.

 

금메달은 스퍼트가 아니라 ‘밀어주기’에서 시작된다

사람들은 마지막 추월을 기억한다.

하지만 나는 믿는다.

그 이전의 한 번의 밀어주기, 그 연결,

그 팀워크가 진짜 금메달을 만든다고.

 

밀라노의 밤, 블랙핑크의 ‘뛰어’가 울려 퍼지던 경기장.

그리고 빙판 위를 질주하던 태극전사들.

우리는 또 한 번, 손에 땀을 쥐고 웃고 울었다.

 

다시 돌려봐도 소름이다.

그리고 또 확신한다.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는,

 

역시 대한민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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