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취업을 꿈꾸던 어느 청년은 클릭 한 번으로 캄보디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그런데 웬걸, 도착하자마자 꿈이 아닌 감금과 강제 노동의 악몽이 기다리고 있었죠.
그리고 2025년 10월,
캄보디아 경찰은 한국인 59명을 '온라인 스캠' 범죄 연루 혐의로 추방하겠다고 전격 발표합니다.
“수고했어, 이제 집으로 가~”가 아니라 “잘못했으니 돌아가~”에 가까운 메시지죠.
캄보디아의 외교술: 유감 + 단속 강화 = 진정성?
한국 정부도 가만있지 않았습니다.
외교부 2차관 김진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 박성주 등
정부 합동대응팀이 캄보디아에 출동해 훈 마네트 총리와 면담을 가졌습니다.
이에 대해 마네트 총리는 이렇게 말합니다.
"한국인 사망 사건에 대해 유감입니다.
한국인을 더 잘 보호하겠습니다. 도주 중인 용의자도 꼭 잡을게요."
이쯤 되면 공식 외교 용어 중 “유감”은 "미안하다는 말은 못하겠지만
너네 기분은 알겠어"에 해당한다는 속설이 떠오릅니다.
어쨌든 총리는 자신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온라인스캠대응위원회(CCOS)'의 이름을 내걸며 단속 강화도 약속했죠.
말하자면 “내가 바로 스캠 잡는 위원장”이라는 거죠.
한국인은 왜 추방되는가?
총 63명의 한국인이 캄보디아에서
온라인 사기·불법 감금·취업 사기 등 범죄와 연루된 혐의로 구금되었고,
이 중 4명은 이미 귀국, 나머지 59명이 10월 17일 추방될 예정입니다.
하지만 한국 경찰은 당황했습니다.
“우리랑 논의된 바 없는데요?”
캄보디아 측 발표에 깜짝 놀란 모습이 딱히 외교 협치 같지는 않네요.
이쯤 되면 “추방이냐, 송환이냐, 그냥 귀국이냐”라는 단어놀이를 넘어,
국제 범죄 대응의 사전조율이 과연 얼마나 되고 있는지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여행경보 vs 투자경보
한국 정부는 국민 보호 차원에서 캄보디아에 대해 여행경보를 상향했죠.
그러자 캄보디아 측은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경보 올리면 투자자랑 관광객도 줄잖아요! 우리도 피해 봐요!”
총리는 “조속한 하향”을 요청했고,
한국 외교부는 “상황이 나아지면 검토하겠다”고 답변했습니다.
이 장면을 보며 떠오른 말: “집에 불이 났는데, 왜 손님이 안 오냐고 물어보는 격”
한·캄 ‘스캠 TF’ 발족! 이제 좀 해결될까?
양국은 드디어 ‘스캠범죄 합동대응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한국 경찰, 국가정보원, 캄보디아 경찰이 참여해,
현장에서 즉시 개입 가능한 대응 체계를 만들겠다는 겁니다.
박성주 본부장의 말처럼 “이제 현장에서 바로 대응한다!”는 것인데,
이 TF가 스캠보다 먼저 작동하길 바라봅니다.
스캠과 추방 사이에서
이번 사태는 단순히 "나쁜 사람 몇 명"의 문제가 아닙니다.
빈약한 법적 보호, 국제 범죄의 조직화, 현지 정부의 이중적 태도가 결합된 결과물입니다.
한류 드라마가 캄보디아에서 인기라지만,
정작 한국인은 드라마 속 주인공이 아니라
현실 스캠의 피해자 혹은 가해자가 되고 있다는 사실이 씁쓸합니다.
다음엔 진짜 여행으로, 진짜 일자리로 캄보디아를 찾을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며…
유감도, 추방도 없는 외교 관계를 희망합니다.
'국제시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 北 최선희 러시아·벨라루스 방문, 북미 회동에 드리운 외교적 미스매치 (0) | 2025.10.26 |
|---|---|
| 일본 첫 퍼스트 젠틀맨 ‘스텔스 내조’, 어쩐지 낯익다? (0) | 2025.10.22 |
| 이스라엘군 가자시티 철수, "드디어 총을 내려놓다?" 휴전의 문턱에서 (0) | 2025.10.10 |
| 블랙록 한국에 꽂혔다? “AI 수도” 담그고, 재생에너지로 저어보기 (2) | 2025.09.23 |
| 네팔 시위: SNS 끊었다가 나라가 터졌다? 네팔 Z세대가 빡친 이유? (1) | 2025.09.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