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란 건 늘 ‘누가 먼저 손을 내미느냐’의 문제다.
그 손이 총을 쥐고 있느냐, 아니면 깃발을 들고 있느냐의 차이일 뿐.
2025년 10월 10일,
드디어 이스라엘이 깃발을 든 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날 정오,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가자지구에서 전투행위를 중단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하마스와의 휴전 합의 1단계가 발효된 것이다.
말하자면 중동의 피비린내 나는 뉴스 속에 ‘쉼표’ 하나가 찍힌 날이었다.
“정오의 휴전” — 영화보다 더 극적인 현실
이번 휴전은 단순한 전투 중단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한 ‘가자 평화플랜’의 첫 번째 단계다.
(네, 그 트럼프 맞다. 트루먼도 아니고, 다시 돌아온 트럼프다.)
플랜의 1단계는 이렇게 구성됐다.
1. 이스라엘군의 부분 철수
2. 하마스의 인질 석방
3. 양측의 교전 중지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내 80% 이상을 점령하던 상태에서
53% 통제선(‘옐로라인’)까지 후퇴했다.
그리고 정확히 정오, 휴전이 발효되었다.
마치 “12시에 총을 내려놓자”는 서부영화의 대사 같지만, 이번엔 진짜다.
인질과 수감자 — “너는 20명, 나는 250명”
이제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교환의 시간’을 맞는다.
하마스는 앞으로 72시간 내에 생존 인질 20명과 사망자 시신 28구를 일괄 석방해야 한다.
그 대가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종신형 수감자 250명,
그리고 가자지구 관련 수감자 1,700명을 풀어줄 예정이다.
한마디로 “피의 채권 거래”다.
숫자만 봐도 누가 더 절박한지 짐작된다.
하지만, 이런 교환이라도 이루어진다는 건 어쨌든 평화의 서막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가자지구, 서울의 절반에서 벌어진 전쟁
가자지구의 면적은 서울의 절반 정도 — 약 360㎢.
하지만 그 안에서 벌어진 전쟁의 스케일은 지구 한 바퀴 돌 만큼 복잡했다.
2023년 10월, 전면전이 발발한 이후 2년 넘게 이어진 공습, 포격, 인질 사태는
가자지구를 말 그대로 “지상의 지옥”으로 만들었다.
이제 이스라엘군은 그 지옥에서 절반가량 물러났고,
하마스는 총 대신 인질 명단을 들여다보는 중이다.
이게 완전한 평화는 아니지만, 적어도 ‘숨 고르기’는 시작된 셈이다.
트럼프의 평화플랜, “비즈니스 계약서처럼 단계적”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가자 평화플랜’은 총 3단계다.
딱 그의 스타일답다.
“한 번에 다 하자”가 아니라 “단계별 딜(deal)” 방식이다.
1단계: 전투 중단 + 철수 + 인질 교환
2단계: 하마스의 무장 해제
3단계: 국제기구 주도의 가자 재건 및 관리
결국 이스라엘은 최종적으로 2023년 전쟁 전 봉쇄선까지 완전히 철수하게 된다.
쉽게 말하면 “전쟁 전 상태로 되돌리자”는 구상이다.
물론, 이 플랜이 완성되려면 기적적인 신뢰가 필요하다
— 아니면 최소한, 트럼프식 유머 감각 정도는 있어야 버틸 수 있을지도.
현실은 여전히 ‘휴전 중의 전쟁’
휴전이라고 해서 총성이 완전히 멈춘 건 아니다.
가자 남부 곳곳에서는 여전히 산발적 총격전이 이어지고 있다.
누구는 “휴전의 악몽”, 또 누구는 “전쟁의 휴식”이라 부른다.
어쨌든 지금의 중동은 ‘멈춘 듯 움직이는’ 아이러니 그 자체다.
하지만 이번 철수는 분명한 신호다.
이스라엘이 처음으로 “전면 철수”라는 선택지를 열었고,
하마스도 “협상 테이블로 나올 명분”을 얻었다.
이건 외교적으로 보면, “평화의 마중물”에 해당한다.
“진짜 휴전은, 사람이 서로를 이해할 때 시작된다”
전쟁은 언제나 숫자로 기록되지만, 평화는 언제나 사람의 표정으로 완성된다.
텔아비브의 ‘인질광장’에서는 시민들이 이스라엘 국기를 흔들며
“Bring them home(그들을 집으로)”이라고 외쳤다.
가자지구에서는 가족들이 무너진 집터에서 서로를 끌어안았다.
총성이 잦아들면 들리는 건 언제나 사람의 울음소리다.
그래서 이번 휴전이 완벽하지 않아도,
그 한 걸음이 얼마나 큰 의미인지 우리는 안다.
중동의 하늘이 오늘만큼은 조금 더 조용하기를,
그리고 내일은 누군가가 아닌 모두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자.
“휴전은 시작일 뿐, 진짜 평화는 용기에서 온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철수를 시작한 건 ‘전쟁 피로감’ 때문이기도,
‘국제 여론 압박’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어떤 이유든 상관없다.
지금 중요한 건, 멈췄다는 사실 그 자체다.
평화란 거창한 협약문이 아니라,
“오늘은 총을 쏘지 말자”는 약속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약속을 지키는 용기 —
그게 진짜 전쟁보다 더 어렵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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