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수래공수거"라고들 하죠.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간다는 말.
그런데 요즘 세상,
마치 공수래 만수거(빈손으로 왔다가 금괴 들고 가려는) 전략으로 무장한 듯합니다.
집값을 올려보겠다고 단합하고,
아파트 평수 늘리기 챌린지가 성행하는 세상 속에서 말이죠.
자로고 누구나 한번은 죽는 인생인데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이리 처절히 사는지...
그런데 진짜 내 것이 뭐죠?
태어날 땐 엄마의 뱃속을 빌리고,
죽을 땐 남이 짠 관에 들어갑니다.
인생 전부가 ‘빌림’ 아닐까요?
옷도 빌려 입고, 직업도 타인의 시간과 돈을 빌려 삽니다.
이쯤 되면 우리 모두 인생 장기렌터로 살아가는 셈이죠.
세상의 모든 이치는 서로 빌린 것일 뿐....
世间万理皆相借
– 조희룡의 시 中
사마천의 경고: 죽음에도 무게가 있다
"사람은 누구나 한 번은 죽는다.
그 죽음엔 태산처럼 무거운 죽음도 있고, 기러기 털처럼 가벼운 죽음도 있다."
人固有一死,或重于泰山,或轻于鸿毛
역사서 '사기'를 쓴 사마천의 명언입니다.
그런데 현대 사회는 어떤가요?
"똘똘한 아파트 한 채 남기면 성공한 인생"이라는 기묘한 철학이 만연합니다.
그런데 그 집, 죽을 때 가져갈 수 있나요?
천국에 전세입주 되는 것도 아니고요.
문천상의 诗 <과영정양 过零丁洋>
辛苦遭逢起一经 벼슬길 나가려고 애써 공부했건만
干戈寥落四周星 전쟁은 지지부진 사 년이 지났고나
山河破碎风飘絮 산천은 파괴되어 버들솜처럼 흩어지고
身世浮沉雨打萍 이내 한 몸 비 맞은 부평초 신세로다
惶恐灘头說惶恐 황공탄 패배는 황공하기 그지없고
零丁洋里叹零丁 영정양에 영락한 신세 되어 버렸고나
人生自古谁无死 인생 예부터 죽지 않는 이 누구던가
留取丹心照汗青 한 조각 붉은 마음 청사에 비추리라
문천상은 나라가 망한 후에도
"죽는 건 당연하지만, 내 충성심은 역사에 남기겠다"고 외쳤습니다.
누가 봐도 명예로운 '태산급 죽음'이죠.
반면,
최근 우리 사회에서 볼 수 있는 뉴스들
—내란, 비리, 탈세, 횡령, 권력형 스캔들—은 무엇을 말해줄까요?
진짜 인생은 '지족 知足'과 '의 '에 있다
인생은 짧습니다.
부싯돌 번쩍하듯,
찰나를 사는 존재일 뿐입니다.
그 찰나를 의미 있게 만들 수 있는 건 오직 나의 선택뿐이죠.
돈도 명예도 좋지만,
단심가의 정신, 정직함, 진심이 남는 인생이
태산처럼 가치 있는 삶 아닐까요?
지족과 의로운 삶이 그 출발이라 생각합니다.
인생이란 한 편의 시처럼,
때론 철학처럼,
아주 가볍게 혹은 무겁게 살아가는 것.
당신의 삶은 어떤 쪽에 더 가깝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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