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나의 러시아 여자친구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솔직히 나중에 한국에 들어와 천천히 같이 살면서
자연스레 한국어를 습득하게 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결혼을 하기 위해 한국어 일정 등급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보고
마음이 약간은 조급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내 러시아 여자친구는 경제학을 전공하고
지금은 회사의 Economist로 근무하는데 회계부서나 관리부서에서 일하는 사람이다.
즉, 외국어 공부와는 약간 거리가 있는 사람이다.
부끄러움도 타고 그러니 입 밖으로 말이 나오기가 쉬운 일은 아닌 사람이다.
그런 내 여친에게 난 지금 탈무드의 내용을 가지고 한국어를 가르치려고 하고 있다.
어떻게?
탈무드의 얘기를 외우게 하는 것이다.
ㅋㅋ 이 정도 얘기하면 기껏 외국어를 배우는 데 외우는 게 고작이냐 하겠지만
그게 바로 영어나 중국어 등 외국어 마스터의 지름길임을 모르고 하는 사람들 얘기일 뿐이다.
오늘은 우리 조상님들이 가르쳐 주시고 몸소 실천하신
외국어 마스터 등 공부의 지름길인 독서백편의자현에 대해 논해 보고자 한다.
1. 독서백편의자현 (读书百遍义自见)
우리 조상님들은 한자어로 된 사서삼경 (四书三经)을
큰 소리로 낭독하며 과거 시험을 준비했고,
과거 시험에 합격해 관리에 임명되어서도
현재 중국인도 어렵다는 고문 (古文)으로 문서를 작성했다.
조상님들의 공부법이 무엇이었나?
서당에서나 집에서 큰 소리로 고문을 읽고 또 읽는 것이었다.
물론 그 의미를 해석이던 이해를 하면서 읽었음을 당연하고.
선비의 글 읽는 낭랑한 목소리가 담벼락을 타고 넘어가면
길 가던 아낙네의 가슴을 뛰게 하고
지나가던 과객을 기쁘게 했음은 당연지사이고...
바로 이 큰 소리 읽기
즉, 큰 소리로 사서삼경 책을 읽고 또 읽으면서
그 문리나 의미를 저절로 이해 또는 터득하게 했던 것이다.
바로 독서백편의자현 또는 독서백편의자통이 된 셈이다.
이렇게 공부한 뒤 한자로 문서를 작성하고 관리의 임무을 수행했던 것이다.
오늘날 외국어 학습 방법이 차고 넘치지만,
난 조상님들의 전통적인 학습법인 큰 소리 읽기를 통해
외국어를 마스터할 수 있다고 확신하는 사람이다.
외국어 대학을 나온 나 역시 그렇게 영어와 중국어를 공부한 사람이고
그 영어로 국제무대에서 35년을 써먹은 사람이니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2. 큰 소리 외국어 학습법
내가 읽은 영어 학습법 책 중 2가지가 맘에 와 닿았는데
(실제 내가 그렇게 공부한 사람이라서)
1) 큰 소리 영어 학습법 (저자 곽세운)
가장 공감하는 영어 등 외국어 학습법에 관한 책이다.
저자 본인 뿐 아니라 3 자녀에게까지 영어를 공부시킨 방법이 바로,
큰 소리로 영어 소설 읽기였다.
저자 본인은 큰 소리로 성경책을 읽고
영국에 유학하며 문제없이 학업을 마친 케이스도 소개했다.
이 책에는 문법을 가르쳤다는 얘기가 없다. 나 역시 100% 공감한다.
영어 소설 속에 이미 필요한 어법이나 문법이 있는데 뭘 배우란 말인가?
아니 어린 아이가 문법 어법을 공부하며 모국어를 공부한다는 소릴 들어본 적이 있는가?
큰 소리로 소설의 내용을 읽고 또 읽으면서
어휘나 표현등을 문장 속에서 자연스레 익히게 되고
또 큰 소리로 읽었기에 기억도 자연스레 오래 가게 마련이다.
단연코 외국어 마스터의 지름길은 큰 소리 읽기
즉 공부의 신 (神)인 우리 조상님들의 전통 공부법인
독서백편의자현이라 감히 주장한다.
외국어 고수들치고, 큰 소리로 읽지 않은 이가 없다.
즉 입으로 문장을 외운 것이지 머리로 문장을 외운 게 아니다.
머리로 외운 것은 인간의 파지 능력의 한계로
1주일 뒤면 거의 다 잊어버리지만
입으로 외운 문장은 나의 경우 40년이 지난 지금도 머리에 생각 없이도 입에서 흘러나온다..
2)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 (저자: 김민식)
방송사 PD 출신인 그는 내 모교인 한국외국어대 통역대학원 출신이다.
통대 출신의 그가 이 책을 통해 주장하는 것은
일단 한 권의 책이라도 외워보라는 것이다.
결국 통대 출신의 영어 고수도 기껏 한다는 소리가
영어 책 한 권 외우라는 거냐 라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서두에 말한 대로
책 한 권이라도 입으로 외운다면
(즉 수십 번 큰 소리 읽기를 통해 입으로 자연스레 나올 정도로 읽고 또 읽어 외우라는 의미)
그 책 한 권이 출발이 되어 외국어 마스터의 길에 들어서게 된다는 얘기다.
외국어는 일단 네이티브들이 쓰는 표현을
입으로 읽고 또 읽어 외워서 쓰는 게 가장 빠른 첩경이다.
한 권의 책을 외우게 되면 그 실력이 상당히 쌓이게 되어
나중엔 홀로 외국어 공부를 이어가기에 충분하고
입으로 큰소리로 읽었기에 발음도 속도도 자연스레 좋아진다.
3. 외국어 마스터의 지름길은 독서백편의자현이다
외국어는 머리로 하는 게 아니라 입으로 하는 것이다.
대한민국 사람들 얼마나 영어 공부에 투자를 많이 해 왔는가?
문법, 독해 특히 영어 시험문제에 관한 한 세계 챔피언이다.
다만 네이티브를 만나면 기피증이 있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결국 외국어 학습의 목적인
네이티브 또는 세계인들과의 교류는 못하고
입학용 입사용 영어는 가히 세계 최고라 하겠다.
자, 이제 본래의 자리로 돌아갈 때이다.
외국어는 좋은 문장을
(가장 좋기는 재미있는 이야기 책 가령 소설)
큰소리로 읽고 또 읽어 자연스레 감을 익히고 문장을 이해하는 게 지름길인 셈이다.
그런 문장을 외국인과 써먹는 게 가장 빠른 첩경이다.
바로 우리 조상님들이 몸소 실천하신
독서백편의자현이야 말로 오늘날 외국어 학습에서도 최고의 방법인 셈이다.
외국어를 배우기 위해 수많은 돈과 시간을 낭비할 필요도 이유도 없다.
재미있는 소설책 한 권을 (오디오가 있어 듣고 또 들으면서)
큰 소리로 읽고 또 읽어 입에서 자연스레 그 문장이 나오게 하는 것,
이게 바로 가장 빠르고 정확한 길이고,
이는 우리 조상님들이 공부법인 독서백편의자현의 또 다른 이름인 것이다.
내 러시아 여자 친구는 외국어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이제 그에게 난 한국말을 가르치려 하고 있다.
탈무드 얘기들 가운데 재미있을 만한 토막을 골라,
내가 직접 타이핑을 하고 녹음을 하여 그녀에게 보내고
그 속에 나온 어휘나 표현을 설명하면서
결국은 그녀가 오디오를 듣고 또 듣고 그 내용을 큰 소리로 읽고 또 읽어
종국에는 그 내용을 입으로 암기하여 뱉게 하는 것
이것이 바로 내가 내 사랑하는 러시아 여자친구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방법이다.
외국어 마스터란 없다!
그저 마스터를 위한 끊임없는 노력만 있을 뿐이다.
그 길은 바로 우리 조상님들이 예전에 우리에게 몸소 가르쳐 주셨다.
독서백편의자현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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