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11월 3일, 미국 정치사에서 가장 강력했던 부통령 중 하나였던
딕 체니가 향년 84세로 별세했습니다.
체니가 떠난 지금,
미국 보수정치의 한 시대가 막을 내렸다는 목소리도 들려옵니다.
물론 그 목소리 중에는 "그동안 수고 많았다"는 말과 함께
"이제 진짜 숨 좀 쉬겠다"는 한숨도 함께 섞여 있습니다.
‘테러와의 전쟁’을 설계한 사람
딕 체니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오른팔이자,
때로는 목소리 큰 왼팔이기도 했습니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그는 단숨에
"테러와의 전쟁(War on Terror)"이라는 거대한 무대를 설계했고,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숨기고 있다는 확신(?) 아래
전 세계를 전쟁의 소용돌이로 몰고 갔죠.
문제는…
대량살상무기는 결국 찾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체니는 굴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그럴 수 있었잖아"라는 태도로 전쟁을 정당화했고,
고문 논란이 터졌을 때도 "그땐 옳았고, 지금도 옳다"며 그 신념을 굳건히 했습니다.
“강화 심문은 고문이 아니다. 그냥 좀 거칠었을 뿐.” — 체니가 아마 속으로 한 말
강철 심장, 강철 리모컨
딕 체니는 의료적으로도 전설이었습니다.
심장 질환으로 수차례 수술을 받고도 80대까지 정계에 영향력을 행사했으니 말이죠.
일각에서는 "그의 진짜 심장은 기계장치였다"는 도시 전설이 돌기도 했습니다.
가끔은 “그가 부시 대통령보다 리모컨을 더 잘 쥐고 있었다”는 말도 나왔을 정도니,
얼마나 권력이 셌는지 알 수 있죠.
말년엔 '반트럼프' 전사
흥미로운 점은, 말년의 체니는 트럼프와의 전쟁에 돌입했다는 것입니다.
그는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를 향해 “미국 민주주의의 가장 큰 위협”이라며 날을 세웠고,
2024년 대선에선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를 지지하는
일대 반전 드라마를 쓰기도 했습니다.
역시 네오콘은 트럼트를 싫어하나 봅니다.
이쯤 되면 보수 정치의 레전드에서 ‘변절자’ 혹은 ‘개혁자’라는 양면 평가를 받을 만하죠.
딸 리즈 체니 역시 트럼프 탄핵을 지지하며 공화당 내 소수파로 밀려났습니다.
딕 체니의 유산은?
체니는 ‘강한 미국’이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에 미국식 패권을 심으려 했고,
국내에선 정보기관과 국방라인을 장악하며 대통령 그 이상의 권력을 행사했습니다.
일부에겐 그는 애국자였고,
다른 일부에겐 “세계에서 가장 무서운 부통령”이었습니다.
그의 별세로 미국 정치에서 ‘네오콘’ 시대가 사실상 막을 내렸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이제는 중국, 러시아, 인공지능과의 싸움이 중심이 되는 세상이니까요.
하지만 딕 체니라는 이름이 미친 영향력은 앞으로도 역사책에서 ‘매우 두껍게’ 기록될 겁니다.
시대는 바뀌지만, 질문은 남는다
딕 체니의 인생은
“강경한 신념은 과연 정당화될 수 있는가?”라는 물음을 던집니다.
그가 만든 많은 정책과 전쟁은 여전히 평가가 엇갈리고 있고,
그의 강한 ‘국가 안보’ 철학은 지금도 전 세계의 외교와 군사 전략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역사는 체니를 어떻게 기억할까요?
애국자? 전쟁광? 혹은 정치공학의 대가?
“딕 체니는 부통령이었지만,
부시 대통령의 원격조종기였다는 설도 있다.” – 정계 비하인드 썰 중 하나
그가 떠난 자리엔 침묵과 함께 무겁고도 풍자적인 질문 하나만이 남았습니다.
“힘은 과연 정의로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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