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아 이럴 줄 알았으면 미리 준비 좀 해둘걸…”이라는 말,
안 해본 분 없을 겁니다.
그런데 이런 후회의 순간조차도
2,500년 전 어떤 할아버지는 이미 다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그가 바로 손자(孫子), 그리고 그가 남긴 명작 손자병법.
오늘은 그중에서도 ‘이일대로(以逸待劳)’ 전략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이름은 어려워 보여도 알고 보면,
이게 진짜 현대판 다윗과 골리앗 전략이거든요.
진나라 전설의 작전 – 왕전의 역습
전국시대 말기,
진나라는 한, 조, 위, 연을 차례로 멸망시키고
마지막 남은 강적 초나라를 겨냥합니다.
진왕 정(후에 진시황)은 장군들에게 묻습니다.
“초나라 치려면 군사 몇이나 있어야 하오?”
젊은 장군 이신은 당차게 말합니다.
“20만이면 충분합니다!”
그런데 백전노장 왕전은 이렇게 말하죠.
“60만 아니면 안 됩니다.”
이때 진시황은 말합니다.
“왕 장군은 너무 겁이 많군요. 이신 장군의 패기에 한 표!”
결과는 어땠을까요?
예상대로 젊은 패기에만 기대어 나선 군대는 초나라에 대패하고 맙니다.
진왕은 부랴부랴 왕전을 찾아가 사과하며 다시 출전을 부탁합니다.
왕전은 조건을 겁니다.
“60만 군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가 선택한 전략이 바로 ‘이일대로’.
싸우지 않고 이기는 법 – 진짜 무서운 전략
왕전은 싸우지 않습니다.
그냥 진지 안에서 밥 먹고, 쉬고, 목욕하고.
병사들과 같이 밥 먹으면서 사기 올리고, 간식도 챙겨줍니다
이쯤 되면 거의 사단장 아저씨 느낌이죠.
초나라 군은 자꾸 싸움을 걸어보지만, 왕전은 철벽 모드.
그러다 초나라 총사령관 항연이 지치고 군을 철수하자,
그때 추격해 초나라를 대파합니다.
이 싸움에서 항우의 할아버지 항연은 전사하고
초나라는 멸망의 길로 접어듭니다.
바로 이게 ‘지친 적을 기다렸다가 편히 준비된 상태로 공격’하는
이일대로 (以逸待劳) 전략의 진수입니다.
삼국지 속 또 하나의 이일대로 – 유비 vs 육손
삼국지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나옵니다.
관우의 복수를 위해 유비는 70만 대군으로 오나라를 치러 가지만,
오나라에선 풋내기 육손이 고작 5만 병사로 맞서죠.
누가 봐도 유비의 승리 같았지만, 육손은 싸우지 않고
유비 군을 산속에 묶어두고 6개월 동안 기다립니다.
지치고 사기가 떨어진 유비 군을 화공(火攻)으로 불태워버리니,
이게 바로 이릉 대전투,
삼국지의 명장면 중 하나입니다.
이일대로, 일상에서는 이렇게 써먹는다
“아니 뭐 군사도 없고 진지도 없는데 이걸 어디다 쓰라고?” 하셨나요?
걱정 마세요.
우리의 일상에도 이일대로는 효과 만점입니다.
1. 시험과 입시
미리 공부해 둔 사람은 시험 직전에 푹 쉬고,
당일에도 여유롭습니다.
밤새 벼락치기 하는 친구들은 피곤에 지쳐 실수하기 마련.
이게 바로 이일대로의 현대판!
2. 직장 업무
마감 직전에 허둥대는 동료들 사이에서,
차분히 준비해온 당신은 최종 보고서를 깔끔하게 제출.
준비의 여유가 경쟁력을 만든다는 걸 실감할 수 있죠.
3. 창업과 비즈니스
경쟁사들이 앞다퉈 뛰어들어 소모전을 벌일 때,
우리는 시장을 분석하고 팀을 구성하며 조용히 준비.
시장이 지칠 때 타이밍 좋게 등장해 시장을 가져옵니다.
골리앗 잡는 다윗의 패턴이죠.
4. 인간관계 & 협상
상대가 화내고 지칠 때까지 기다린 후,
차분하고 논리적으로 대응하면 대체로 이깁니다.
감정이 지친 상대를 이기는 건 결국 이성의 힘입니다.
마무리: 준비된 자에게 기회는 온다
손자병법 군쟁편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편안히 준비된 군대로 지친 군대를 상대하라.
배부른 군대로 배고픈 적을 상대하라.”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은 단 하나입니다.
성급하게 싸우지 말고, 철저히 준비하고 기다리라.
그게 진정한 강자의 방식입니다.
오늘도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추어 ‘나의 준비는 충분한가?’를 돌아보며,
이일대로의 전략처럼 쉬는 것조차 전략이 되는 삶을 살아보는 건 어떨까요?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미소 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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