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는 논어에서 즐거움의 하나로 벗이 먼 데서 찾아와 주는 것을 꼽았다.
즉 유붕자원방래 불역락호라 했다.
有朋自远方来 不亦乐乎
난 중국 대학에서 4년간 교편을 잡은 적이 있다.
제자들 중 일부는 한국에 유학을 와 공부를 이어가는 중이다.
대학원 졸업반, 현 대학원 재학 중 심지어 학부 재학 중인 친구들도 있다.
그런데 그중에서 중국 학교에 있을 때부터 가장 가깝게 지낸 친구 吴春旺이 찾아와 주었다.
성격도 싹싹하고 나를 잘 따랐던 친구인데
어제 오래간만에 그간의 회포를 풀며
앞으로의 인생 계획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는 귀한 시간을 가졌다.
1. 친구란 무엇인가?
녀석과는 사제지간이면서도 운동, 여행, 산책, 식사 등
방과 후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한 친구이다.
중국 말에 一日为师 终身为父라는 말이 있다.
우리 말 버전으로 한다면, 한 번 스승은 영원한 스승 정도다.
잣구대로 하면 한 번 스승은 평생의 어버이 정도지만..
사제지간, 부자지간, 친구지간 정도 되는,
오징어 게임에서 배운 용어로 깐부 정도까진 아닐지라도
하여간 깐부급으로 가까운 친구임에는 틀림없다.
친구란 과연 무엇일까?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빌리면 "두 개의 몸에 깃든 하나의 영혼"이다.
이리되면 친구 관계가 협소해지거나 부부지간 내지는
학창 시절의 친구 정도로 국한되는 것은 아닐까?
할아버지와 손자도, 시어머니와 며느리도, 스승과 제자도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협의의 친구 보다는 광의의 친구가 내 성격상 더 맞다.
진정한 친구를 한 둘 정도 얘기하지만 글쎄 그들은 또 정말 진정한 친구가 맞나?
2. 가장 가까운 친구인 부부
어떤 면에선 가장 가깝다고 할 수 있는 친구가 부부지간은 아닐까?
하지만 연애시절 죽고 못살던 그런 부부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상황의 변화에 따라
사랑도 정 (情)도 식어 결국은 원수가 되는 사례를 흔하게 목도하게 되는 요즘이다.
나에겐 아들이 하나 있고 친구처럼 지낸다고 생각하지만,
때론 미울 때도 있고보면 사람 사이엔 감정의 변화가 있어 요술을 부리긴 하는 듯하다.
80을 넘어 은은하게 그리고 속 깊게 사랑을 하며 사는 노부부의 미담과 모습은
늘 마음 따뜻하게 하지만, 그들의 삶에 여느 부부처럼 위기와 다툼은 없었을까?
하지만 그들은 사랑이든 정이든 그 모든 난관을 극복하며 한평생을 해로하는 점은 분명할 것이다.
결국 부부가 가장 친한 친구라 했을 때,
믿음, 사랑, 이해, 인내, 배려, 존중 등 인간관계의 가장 핵심요소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실천해서 오늘의 그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하며 살아가는 것이 틀림없을 것이다.
3. 우정의 필요조건
결국 오래 사귀어 남게 되는 친구도
노부부의 삶의 지혜에서 엿볼 수 있는
믿음, 사랑, 이해, 인내, 배려, 존중 등이 필요하다.
사회 생활을 하며 특히 회사 대표를 할 때,
난 사람들 때문에 많이 힘들어했다.
심지어 가족 때문에 힘들기도 했고..
인간관계에 대해선 초등학교 윤리시간에 다 배우지만
또 그 시절 배운 것이 기실 도덕과 윤리의 전부지만,
인간에게는 욕망이 있고 그것이 탐욕으로 바뀌어가며,
개인의 이해와 이익을 우선시 함으로써 틈이 가고 파탄이 나는 것을 너무 많이 보게 된다.
법이 무엇인가? 도덕의 최소한이다.
그 도덕과 윤리는 우리 모두 초등학교 시절 다 배웠지만
도덕은 무너지고 법은 더 정교해진다.
기본에 충실하지 않고 믿음 사랑 이해 인내 배려 존중을 멀리한 결과일 것이다.
결국 우리 사회는 다시 기본에 충실한 사회가 될 때
인간성, 도덕성 그리고 윤리가 살아날 텐데..
솔직히 우리 사회를 보는 내 시각은 점점 부정적이다.
평생을 나 보단 우리를 생각하며 산다고 자부한 나이지만 인간에 대한 믿음은 사라져만 간다.
지금 난 러시아 여자랑 열애중이다.
올해 그녀가 날 찾아줄 텐데 또 다른 유붕자원방래 불역락호를 맛보게 될 것이다.
내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율리야를
난 처음부터 진솔하게 대했고
앞으로도 부부의 연을 맺더라도
믿음과 사랑, 이해와 인내 그리고 배려와 존중으로 그녀를 대할 것이다.
영원한 베프, 깐부 그리고 인생의 동반자로
그녀를 아끼고 사랑하며
진정한 친구가 무엇인지 어떠한 것인지를 실천하며 살아갈 것이다.
어제, 친구 같은 제자가 불원천리 찾아와 주었다.
공자가 얘기한 유붕자원방래 불역락호를 난 맛보았다.
고맙다 춘왕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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