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선 여론조사 보면 참 묘하다.
논리로는 누구보다 완벽한 정치인인데,
“이준석은 밉상이다”라는 여론이 꽤 많다.
왜일까?
말도 잘하고 똑똑한데, 이상하게 정이 안 간다.
혹시 너무 똑똑한 티를 내서 그런 건 아닐까?
방송에 나와서 상대방을 조목조목 논파하고,
SNS에선 280자로 정책을 외우듯 써 내려간다.
그런데 그 끝에는 늘 “내가 맞잖아?”라는 말이 보이는 것 같다.
그가 하버드 출신이라는 건 다들 안다.
그런데 자꾸 그 하버드를 ‘깃발처럼 흔드는’ 모습이
사람들 눈엔 오만하게 보이기 시작한 거다.
두목은 자랑하다 깨달았고, 조용히 물러났다
여기 한 명의 천재가 있었다.
당나라 시인 두목(杜牧).
젊은 시절엔 그도 자신이 꽤 괜찮은 사람이라 생각했다.
두 번이나 과거에 급제했고, 조상은 고위관직 출신.
그 스펙, 하버드 못지않았다.
그런데 그가 친구들과 종남산의 한 절(文公寺)을 찾아가 불쑥 깨달음을 얻는다.
잘 차려입고 자신을 알아보길 기대했건만,
노승은 시큰둥했다.
친구들이 “이 사람, 재상의 손자에 진사 출신입니다!” 하자
노승은 딱 한 마디 남긴다.
“속세의 명성과 재주는 나와 상관없소.
자네들이 그것에 얽매이지 않길 바랄 뿐이오.”
그 충격에 두목이 돌아와 시 한수 짓는다.
두목의 시 《증종남난야승(赠终南兰若僧)》
北阙南山是故乡
북궐 남산이 집이라네
两枝仙桂一时芳
계수나무 두 그루 한때 향기로웠지요
休公都不知名姓
선사는 내 성과 이름 모른다 하니
始觉禅门气味长
비로소 불문의 깊은 뜻 알게 되었다오
여기서 ‘계수나무 두 그루’는
두 번 과거에 급제한 자신의 자랑거리다.
그런데 노승은 그의 성도, 학벌도, 경력도 모르고,
알고 싶지도 않았다.
그때서야 두목은 깨닫는다.
자기가 자랑하던 것들이 진짜 중요한 게 아니었음을.
이준석에게 필요한 건 하버드보다 겸손이다
지금 이준석에게 필요한 건
말의 칼끝이 아니라 마음의 부드러움이다.
SNS에서 상대를 향한 저격 대신,
대중과 공감하고, 상대방 말을 한 번쯤 곱씹는 여유 말이다.
인생은 결국 ‘상지심(相知心)’으로 움직인다.
서로를 알아주는 마음.
왕안석도 말했듯,
“人生乐在相知心(인생의 즐거움은 서로 알아주는 데 있다)”.
하버드는 이준석의 ‘계수나무’일 수는 있어도,
그 향기를 오래 지속하게 해주는 건 겸손과 공감이다.
결국 정치도, 인생도 ‘사람의 향기’로 남는다
잘난 건 좋다. 똑똑한 것도 좋다.
하지만 사람이 느끼는 건 머리보다 마음이다.
두목은 깨달은 뒤로 문재 (文才)를 자랑하지 않았고,
이준석도 이제 그 계단을 내려올 차례가 아닐까?
진짜 리더는 자신이 얼마나 위에 있는지를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남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느냐로 평가받는다.
주향백리 酒香百里
화향천리 花香千里
인향만리 人香万里
.... 라 하지 않았던가?
사람의 향기가 필요한 때이다.
참고로 난 이준석이 예전 국힘 당대표에 선출되었을 때
응원과 기대를 했던 사람이다.
헌데 기대에 참 많이 못미친다 생각되고
향후 대선에서 국민의 지지를 받으려면
'겸손과 배려 그리고 경청'을 알려주고 싶어
이 글을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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