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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시사

중국 일본 회담: 고개 숙인 일본 외교관, 주머니 손 중국 외교관

by 해피라이프99 2025.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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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에 손을 넣은 류진쑹 중국 외교부 국장(우) 앞에서 가나이 마사아키 일본 외무성 국장(좌)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중국 위위안탄톈 캡처 / 연합뉴스〉

 

 

 

중일 외교 갈등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카메라 앞에서 벌어졌다.

문제의 장면은 아주 짧은 순간이었다. 단 20초 남짓.

 

하지만 외교라는 것이 원래 짧은 침묵과 순간의 눈빛에서 진심이 드러나는 법.

이번에는 고개 숙인 일본 외교관과 주머니에 손을 꽂은 채 내려다보는

중국 외교관의 대비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

 

이번 외교적 신경전의 배경은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발언이다.

대만 유사시 일본 자위권 행사 가능”이라는 이 말에 중국은 그야말로 폭발했다.

 

외교 언어를 빌리자면, ‘엄중 항의’였지만,

실상은 ‘엄중히 화가 난’ 상태였다.

 

이를 수습하겠다며 일본 외무성 가나이 마사아키 국장이

중국 베이징을 찾았지만, 결과는 씁쓸했다.

 

주머니에 손 넣고 “훈계”… 이게 외교 맞습니까?

회담이 끝난 후,

중국 관영 매체는 주머니에 손을 넣고 단단한 표정으로 ‘훈계’하는 류진쑹 국장과,

정중히 고개를 숙인 일본 외교관의 모습을 고스란히 영상으로 공개했다.

 

엘리베이터 안 작별 인사’라는 이름표가 달렸지만, 메시지는 명확했다.

우리가 너희보다 우위다”라는 상징적 장면.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중국 선생이 일본 학생을 훈계하는 듯한 장면”이라며 즐거워했고,

일본 언론은 “외교적 굴욕”이라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누군가에겐 한 컷의 명장면이,

다른 누군가에겐 다시 보고 싶지 않은 흑역사가 된 셈이다.

 

‘굴욕 외교’인가, ‘외교 절차’인가

중국 외교부는 가나이 국장에게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을 즉각 철회하라”며 고압적인 태도를 보였다.

 

동시에 “일본은 상황을 악화시키는 행동을 해선 안 된다”고 일침.

반면, 일본은 과거 중국 총영사가 다카이치 총리에게

“목을 베겠다”고 말한 것을 문제 삼으며 맞대응했지만,

그 외교적 무게감은 확실히 달랐다.

 

주머니에 손을 넣은 건 무례가 아니라 문화 차이일 뿐”이라고 중국은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외교 무대에서의 ‘제스처’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5초만 생각해보자.

손을 주머니에 넣고 말하는 이와,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인 이,

이 둘의 파워 밸런스는 누가 보더라도 명확하다.

 

외교란 ‘이미지 게임’이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회담 자체보다 그 후의 연출에 있다.

이 장면은 중국 관영 SNS에 빠르게 퍼졌고,

한 컷으로 끝내는 일본 굴욕’이라는 프레임이 만들어졌다.

 

이것은 단순한 우연의 결과물이 아니다.

누군가 찍고, 누군가 올리고, 누군가 퍼뜨렸다.

메시지는 단순하다.

중국은 강하고, 일본은 죄인이다.”

 

외교는 말보다 표정, 글보다 사진, 정책보다 이미지가 앞설 때가 많다.

이번 영상 한 편이,

지난 수십 시간의 회담보다 더 강한 인상을 남긴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미지’는 기억되고 회자되며, 정치적 무기로 쓰인다.

과거 중국의 ‘전랑 외교(戰狼外交)’가 다시 부활한 걸까?

 

한국은? 어쩌면 이 장면에서 가장 중요한 교훈

이번 중·일 외교 갈등은 한국에게도 시사점이 크다.

미·중 패권 경쟁, 대만 문제, 북핵 위기 등 복잡하게 얽힌 동아시아 정세에서

우리는 어떻게 ‘이미지’를 관리하고 있는가?

 

고개 숙인 외교관, 주머니에 손을 넣은 강경 외교관이라는 상징적 장면은

우리에게 “당신은 어떤 외교를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결국, 외교란 힘의 균형과 이미지의 전쟁이다.

때로는 말보다 손의 위치가, 서 있는 각도가 더 많은 걸 말해준다.

 

이 모든 걸 영상 하나로 말한 중국의 연출력은 놀랍고,

고개를 숙인 일본 외교의 ‘정중함’은 동정과 조롱을 동시에 부른다.

 

카메라 앞에서 고개를 숙이지 않기 위해 필요한 건

결국 내실 있는 외교 전략과 일관된 메시지다.

 

우리 한국 외교는 어떤 모습으로 세계의 카메라 앞에 서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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