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에선 요즘 다큐보다 뉴스가 더 극적이다.
특히 채상병 순직 사건 관련 수사 외압 의혹은,
어느 OTT 드라마보다도 반전과 긴장감이 넘친다.
"이게 나라냐?"는 유행어가
이제는 "이건 진짜 드라마냐?"로 바뀔 지경이다.
서막: VIP 격노로 시작된 실시간 시나리오
2023년 7월 31일,
국가안보실 회의에서 윤석열이 '격노'했다.
이유는?
해병대 수사단이 사고 책임자로 사단장까지 포함한
수사 결과를 낸다는 보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윤 전 대통령의 반응은 이랬다:
“이런 걸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하겠느냐!”
이 한마디에 사건은 롤러코스터를 타기 시작했다.
내선전화 ‘02-800-7070’에서 명령이 떨어지자,
국방부 장관은 곧바로 해병대 사령관에게 전화를 돌리고,
이첩 보류! 브리핑 취소!
그리고 놀랍게도 분리 파견된 사단장 복귀!
이 모든 일련의 사태가 14초 이내에 지시되고, 1분 43초 만에 실행되었다.
영화 ‘본 아이덴티티’도 이렇게 빠르게 움직이진 않는다.
군대도 갑질이 존재한다: 수사관의 좌천과 항명 수사
박정훈 대령.
이 사람은 해병대 수사단장이었고, 자신의 소신대로 수사 기록을 경찰에 넘기려 했다.
그런데 윗선은 이걸 좋게 보지 않았다.
“수사 결과에서 사단장 이름 빼라”, “죄명 지우라”는 전화를 연이어 받던 박 대령은
“수사 외압 아니냐”며 반발했다.
결과는?
즉시 보직 해임, 그리고 ‘항명’ 혐의 수사 개시.
그야말로 고속도로 탈탈탈.
박 대령은 체포영장 2번, 구속영장 1번이나 청구당했지만 법원은 모두 기각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특검은 이 과정을 “직권남용 감금”으로 판단했다.
이쯤 되면 군판소가 아니라 정치의 전장이다.
조사본부도 편집권? 5번 바뀐 수사 결과
국방부 조사본부가 해병대 수사단과 마찬가지로 사단장 책임을 명시하자,
또다시 ‘윗선’이 등장한다.
“수정해라, 부족하다, 모호하다” 지시가 내려오고
결국 수사 결과는 8명에서 대대장 2명으로 축소.
여기서 ‘억장’이 아니라 ‘국장’이 무너진다.
이쯤 되면 수사라기보다 ‘각색’이고, 보고서라기보다 ‘시나리오’다.
자막은 “이 프로그램은 픽션이 아닙니다.”
괴문서, 국회용 편집본까지? 국방 드라마의 끝판왕
특검이 확보한 문건 중엔 ‘해병대 순직 사고 관련 진실’이라는 제목의 문서가 있었다.
그러나 내용은 ‘윤 대통령 개입 없었다’, ‘수사단이 미숙했다’는 취지로 가득.
이걸 보며 누군가는 말했다.
“진실이 아니라 진실로 포장한 기획서네?”
심지어 체포영장 관련 자료도 공식 사건기록에서 빠져 있었다.
이쯤 되면 '은폐는 예술이다'라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해도 되겠다.
정의보다 빠른 건 ‘전화 한 통’이었다
이번 사건은 ‘전화 한 통이 수사 방향을 바꾸는 나라’에서
우리가 살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외압이 사실로 밝혀졌고, 그 중심에는 대통령실이 있다.
대통령이 나서고, 장관이 움직이고, 수사관은 짓밟히고, 결과는 바뀐다.
특검의 수사 결과가 말해준다.
이건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헌정 질서와 군 사법 체계에 대한 근본적 도전이었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이 현실.
다만 이건 끝나지 않은 이야기다.
아직 법원의 판단이 남아 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정의는 느릴 수 있어도, 그 전화 한 통만큼은 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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